2014. 6. 27. 17:52ㆍ여행
뉴욕 시내에서 캐나다 쪽의 나이애가라폭포까지는 인터넷 네비게이션에 의하면 7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중간에 쉬고, 식사 등등 할 것 다하고 가면 하루를 꼬박 운전을 해야한다. 이제 나이를 먹으니 과거와 같이 무리하여 운전하는 것은 피곤하기도 하고, 동승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꼭 이것 저것을 다 봐야 알찬 여행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 이번에는 여유있게 한 2/3 정도 되는 지점의 핑거레이크스(Finger Lakes)라는 곳에서 하루 자고 그 다음날 여유있게 나이애가라폭포를 구경하기로 하였다.
맨하탄의 그리니치 지역의 렌트카에서 차를 빌려서 출발한다. 차를 렌트할 경우 가장 중요한 시점은 렌트한 직후부터 목적지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무사히 올라서는 약 30분... 이번에는 홀랜드터널을 제대로 찾아서 한번에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었고, 중간에 공사구간이 있기는 했지만 한 다섯 시간 정도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핑거레이크스는 북미 오대호의 하나인 온타리오호수 남동쪽으로 크고 작은 호수 10여개가 손가락처럼 늘어서 있는데 가장 큰 세네카호와 카유가호는 길이가 거의 60km에 달한다. 북쪽의 오대호에 비하면 '세발의 피'이겠지만 우리나라에 옮겨 놓으면 당장 가장 큰 호수가 되지 않을까?
오늘 하루 머물 숙소는 글레노라(Glenora)라는 호텔인데, 세네카호의 왼쪽의 중간지점의, 이 지방에서는 꽤 유명한 와이너리 경내에 호텔을 지어서 영업을 하고 있는 곳. 참고로 핑커레이크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 약 150년 전부터 와인을 생산했다고 한다. 호텔은 인터넷에서 보니 방이 깨끗하고 투숙객의 평도 상당히 좋고,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자체에서 생산한 와인을 매일 한병씩 무료로 마실 수 있다는 것. 숙박비가 싼 것은 아니지만 호수를 낀 와인너리라는 로맨틱한 위치와, 와인을 공짜로 마실 수 있다는 실질적인 장점이 있어서 결정을 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호텔이 와이너리 내부에 있기는 했지만 주변의 대지를 너무나 넓게 활용해서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와이너리의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전혀 없다. 호텔 앞의 주차장이 너무 넓어서 오히려 황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내 눈치를 보니 조금은 실망스러운듯... 그러나 이제와서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데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방은 인터넷에서 본 그대로 미국식 전원주택의 분위기를 풍기는 심플하고 고풍스러운 목제가구와 창밖의 포도밭과 잘어울려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각 방마다 있는 별도의 발코니 앉아서 호수와 포도밭을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앗! 이곳에서 하루 더 있는 것으로 계획했어야 하는데....
약속대로 식당에서 식사와 함께 공짜 와인을 마셨는데, 공짜 와인치고는 상당한 수준급. 시중에서 산다면 한 20불 정도 하지 않을까? 캘리포니아 와인보다는 무게감은 떨어지는 반면 나름대로의 알듯 모를듯 섬세함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식당도 상당히 붐비는데, 원래 와이너리의 식당은 맛없는 곳이 별로 없는 법, 분위기를 보니 이곳에서 결혼피로연, 가족파티 등을 많이 하는 것 같고 전형적인 미국식과 현대식 퓨전요리가 잘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다음날 아침 다시 차를 몰아 나이애가라 폭포로 향했는데 호텔에서 고속도로까지 약 한시간 정도는 호수를 끼고 달리는 그야말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수백년은 되었을 것 같은 아름들이 나무들이 호수가 곳곳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고, 곳곳의 우아한 저택과 선착장들... 그동안 수십개국 여행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돈냄새가 많이나고 아름다운 곳을 달려보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가다가 정말 아름다운 저택과 선착장이 있어서 차를 세우고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Private Estate - No Trespassing' 표지가 나를 가로 막는다.
그 호숫가에서 한 30분 쉬고 가면 정말 좋겠는데.... 우리나라같으면 아무리 사유재산이라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한 사람이 독점하고 있으면 뉴스에서 난리나지 않을까?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음 목적지인 나이애가라 폭포로 향한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워싱턴 내셔널 몰 - National Mall, Washington (0) | 2014.09.01 |
---|---|
나이애가라 폭포 - Niagara Falls (0) | 2014.06.27 |
톨리아티 - Togliatti, Russia (0) | 2014.01.03 |
포르투갈의 리스본 (0) | 2013.06.17 |
브라운슈바이크 - Braunschweig (0) | 2013.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