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1. 21:08ㆍ여행
일본에서 역사 관광지의 으뜸을 꼽으라면 단연 교토가 될법한데 교토에서는 아마도 기요미즈데라(清水寺)가 가장 사랑을 받는 곳이 아닐까?
이 절은 헤이안(平安)시대인 서기 780년에 창건되었다. 한국의 사찰에 대해 별로 아는 바는 없지만 밖에서 볼때 천왕문, 일주문 등 사찰의 외부 경계, 누각, 그리고 넓은 마당을 앞에 두고 대웅전을 중심으로 건물을 배치한, 한눈에 보아도 사찰의 규모와 배치를 알 수 있는데, 일본의 사찰은 도심에 많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에서 부터 한국 사찰과는 다르고, 건물의 배치도 내 눈에 보기에는 제각각으로 어떤 건물이 중심 건물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토 시내 중심가 기온(祇園) 지역에 위치한 기요미즈데라도 마찬가지로 이 절의 본당은 재미있게도 절의 입구와는 거의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고, 앞에는 마당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언덕이 있어 본당으로 접근하려면 뒤쪽으로 와서 옆의 입구로 들어와야 하는 재미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본의 절은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단청을 사용하지 않고, 지붕의 선이 한국의 그것 보다는 단조롭고,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초가지붕을 한 곳이 많은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기요미즈데라의 본당은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목재 구조물을 끼워 맞추어 세운 건물로도 유명한데, 그 심플하고, 남성적인 아름다움과 본당 앞 절벽에 걸쳐서 설치한 테라스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테라스에서 절벽 아래까지의 높이는 약 13m 정도, 그러니 현대 건물로 따지면 한 4 층 정도의 높이. 여기서 뛰어서 살아남은 사람의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관습이 있었고, 에도(江戶)시대 약 250년간 약 250명이 뛰어 내려서 85% 정도가 살아남았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벗꽃이 조금씩 지기 시작할 때였는데, 벗꽃이 만개했을 때의 본당과 테라스, 그리고 벗꽃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장관은 정말 멋이 있을 것 같다.
본당 뒤편, 그러니까 절의 입구 방향, 에는 진수신사라는 조그마한 신사가 있는데, 절 안에 신사가 있는 것도 재미있고, 나중에 일본 친구를 만나서 일본불교와 토속신앙이라고 할 수 있는 신도(神道)와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 물어본 적이 있는데, 이 친구 설명이 영 횡설수설, 요령부득, - 아무튼 일본불교와 신도와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고, 이것은 일반인의 - 종교의 유무와 관계 없이 - 생활에 깊이 뿌리 박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이 신사의 신은 남녀관계, 혼인을 관장하는 신이라나.... 많은 여성들의 나름대로의 소망을 신사의 신에게 빌기 바쁘다.
도로에서 절까지는 글쎄 한 500m? 길가에는 관광용품 파는 가게, 식당, 그리고 상당히 많은 수의 떡집이 있는데, 일핏 보아서는 우리의 관광지 입구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 처럼 술이나, 파전을 파는 가게가 없다는 것, 그래서 술 한잔 하고 큰 소리로 떠드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상당히 분위기가 산뜻하고 깔끔하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일본 사람들 찹살떡 사랑은 정말 알아주어야 한다. 비슷비슷한 모양의 단팥을 넣은 수많은 찹살떡 시식코너가 있어서 배가 출출한 관광객의 입을 즐겁게 한다. 나도 단팥 모찌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터라 한참 무료 시식을 즐기고 있는데, 내 앞의 기모노를 멋있게 차려 입은 두 젊은 여성이 글쎄 한국어로 서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교토의 기온(祈園) 지역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젊은 여성들이 기모노로 성장을 한 채 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그 많은 여자들이 게이샤(妓生)일리는 없고, 이게 무슨 일일까 하고 의아했는데, 나중에 일본인 친구를 만났을 때 물어보니 교토에는 기모노를 입는 법을 가르쳐주고, 임대해 주는 가게가 있는데 상당히 잘된다고 한다.
사실 기모노는 혼자서는 입기가 거의 불가능한 복잡한 의상이라고 하는데, 입고 다니는 기모노들의 디자인이 상당히 세련되고 현대적이어서 기모노 입는 법을 배우고, 아름다운 의상을 실제 입고 거리를 다니면 상당히 재미 있을 것 같다. 하여간 일본 사람들은 참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이렇게 거닐다 보니 배가 출출해져서 드디어 그동안 독학으로 갈고 닦은 일본어 실력을 발휘해서 스시를 먹으러 갈 시간. 기온 거리로 내려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일본 식당으로 갔는데, 글쎄 오늘은 휴무..... 차라리 호텔 프론트에서 식당 정보를 얻을 것을, 오늘도 한참을 헤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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