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0. 18:26ㆍ여행
1911년까지 인도의 수도는 동북부의 캘커타였지만 델리는 수백년동안 무갈제국의 수도로 정치와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외진 캘커타에서 인도제국을 통치하는데 한계를 느낀 영국정부는 델리로 수도를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도시 외각에 뉴델리를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영국인들에 의해서 계획도시로 건설된 뉴델리는 인도의 다른 대도시보다는 도로망이 직선으로 잘 정비되어 있고 건설 당시 영국의 힘과 자존심을 상징하는 대형 건축물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뉴델리의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1931년에 완성된 인디아 게이트일 것이다.
파리의 개선문 같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을 원했던 식민지 인도 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과 영국과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약 9만명의 전몰자를 기념하는 건물은 세웠는데 지금도 뉴델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부근의 국방성, 내무성, 외무성, 재무성과 수상관저를 포함한 세크리타이아트 빌딩은 붉은 사암의 대표적인 인도-사라센 스타일의 건축물로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이곳이 가난한 인디아라는 것을 잠시 잊게 한다.
뉴델리는 또한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곳으로 비교적 종교간의 갈등이 다른 지역보다는 작고 시내 곳곳에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사원이 있어서 호기심 많은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인도에 처음 가면 우선 그 혼란과 어수선함에 놀라고, 공항에서 나와 거리를 다니면서 보게 되는 빈곤에 다시 놀라고, 그 빈곤과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각자의 삶에 나름대로 만족하는 방법을 터득한 인도 사람들의 달관한, 행복한 표정에 또 한번 놀랄 것이다.
대부분의 인디아 사람들은 친절하고 국가에 대하 자부심이 대단한데, 유즘 여대생 성폭행 사건이니, 관광객 성폭행 사건 등 어수선한 일들이 자꾸 벌어져서 유감이다.
인도를 처음 가는 사람들은 음식, 특히 물을 조심해야 한다.
나도 몇 년 전에 직원과 함께 인도 출장을 가게 되어서 그 직원에게 본인이 개봉하지 않은 물은 절대 마시지 말아라, 설사 약은 꼭 가지고 가야 한다는 등의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인도 도착 며칠 후에 이 친구가 영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약도 가지고 오지 않았는지 나에게 설사약을 달라고 하는 것 아닌가? 못 마땅해서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참, 어쩔 수 없는 딱한 사정이었다.
우리 거래 업체에 가서 회의를 하고 우리 직원은 그 동안 전화 통화만 하고 얼굴을 보지 못한 거래처 직원과 맞대면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다짜고짜 우리 직원을 팔을 잡고 부근의 커피 자동판매기로 데려가 커피 한잔을 뽑아 주는 것이 아닌가?
우리 직원은 나의 엄중한 경고가 떠오르기는 했지만 도저히 그 커피를 거절할 수 없어서 마치 사약 마시듯 마시고 결국은 배탈이 났다는 것,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같은 상황에 있어도 그 커피는 마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인도 사람들도 평소에는 잘 지내다가 일년에 한두 번은 크게 배탈이 난다고 하니 인도의 물 문제는 정말 심각한 것 같다. 정부가 빨리 정신 차려야 할텐데... 현지 기업인들이 자주 하는 농담으로 “인도 경제는 밤에 성장한다.”는 말이 있는데, 밤에는 정부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나.....
이런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아주 매력적인 나라이다. 아마 인도가 더 발전하기 전에 경험하는 것이 인도의 참된 매력을 느끼는 방법이 아닐까.
<아래 사진 : 인디아 게이트 부근의 건축물들, 공간을 넓게 사용한 스케일이 큰 건축물들이 인상적이다.>
<아래 사진: 시크교 사원, 뉴델리에는 시크 교도들이 상당히 많은 편. 인도 북부의 펀잡주에 주로 거주하는 시크교도는 용감하고 신의가 있어서 군에서 상당히 활약하고 있으며 이런 특성은 유럽이나 미국에도 잘 알려져 과거에 유럽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시크 교도들은 공공기관이나 회사의 경비 요원으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마침 동행한 인도인이 시크 교도여서 부근이 시크교 사원을 갔는데 사원에 도착하니 사원 안에 들어 가려면 구두를 벗어야 한다는 사실이 생각났고, 혹시 벗어 놓은 구두들 누가 가지고 가면 어떻게 하나 잠시 걱정했는데, 입구에 안전하게 신발을 보관해 주는 곳이 있어 안심했고, 사원에 들어가면서 잠시 나마 좀스러운 생각을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는 이야기.....>
<시내 중심가 길거리 사진, 행인, 잡상인, 구걸하는 사람, 괜히 말 붙이는 사람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런 곳에 가면 귀중품은 꼭 호텔에 두고, 현금도 꼭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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