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24. 19:55ㆍ여행
이번 여름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여행을 계획하면서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를 갈까 말까 하다 결국 오슬로는 건너뛰고 베르겐으로 직행하기로 한다. 노르웨이 가기 전에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을 거쳐서 가므로 비슷비슷한 곳을 너무 많이 가는 것보다는 색다른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결국 꽤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베르겐(Bergen)은 노르웨이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는데 인구들 달랑 28만명, 주변의 마을을 합해도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우리 기준으로 보면 소도시(?)이다. 위치는 북위 60도의 노르웨이 서남부 해안의 도시. 내가 가본 곳 중에서는 미국 앨라스카의 앵커리지에 이어서 두번째로 북극에 가까운 도시. 지금이 8월 중순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기후의 변화가 심할테니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나중에 피요르드 쿠르즈 때 가지고 간 겨울 옷 덕을 톡톡히 보았다. 그만큼 기후의 변화가 무쌍한 곳.
여행전 구글에서 찾아보니 베르겐 시내에서는 별로 할 것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다양한 트레킹, 기차여행, 자전거 여행, 빙하 체험 , 피요르드 크루즈 같이 이곳 특유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 중의 하나. 인터넷에 나와있는 당일치기 패키지 상품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참을 헤메다 'Norway in Nutshell' 이라는 프로그램 중에서 베르겐에서 당일로 송네 피요르드를 구경하는, 가격이 꽤 괜찮은 프로그램을 발견하였다. 일정을 베르겐에서 한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보스(Voss)라는 곳 까지 가서 거기서 한 시간 버스를 타고 군드방엔(Gundvangen)이라는 마을로 가서 유람선을 2시간 정도 타고 플람(Flam)이라는 마을에 내려서 거기서 다시 2 시간 동안 기차를 한번 갈아타고 베르겐으로 오는 일종의 자유여행. 우리 부부의 취향에 딱 맞는 코스이다. 나중에 실제로 해보니 기차, 버스, 크루즈 선 모두 시설이 좋고, 깨끗하고, 또 갈아타기 쉽게 되어 되어 있어 아주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물론 주변의 경치가 환상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베르겐은 11세기에 세워진 오래된 도시. 14세기 부터는 독일의 한자 동맹의 상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정식으로 한자동맹 속하면서 노르웨이의 무역의 중심지로 자리 잡는다. 사실 베르겐(Bergen)은 독일어로 '산'이라는 뜻.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꽤 오랜동안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도시 였다. 한때는 수도 였는데 한자동맹이 유럽 근대국가들이 자리를 잡으며 쇠퇴하면서 오슬로에게 수도의 자리를 내주게 된다.
노르웨이 제 2의 도시라고 하지만 시내에는 한자시대에 독일 상인들이 세운 목조 창고와 상가를 보존해놓은 중심가 외에 별로 눈요기할 만한 것이 없다. 항구의 수산물시장이 유명한데 언터넷을 검색해보니 맛보다는 매섭게 비싼 가격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우리나라 노량진 수산시장의 좀더 작고 깨끗한 버전인데 값은 간단한 해물 한접시에 3~40 유로. 맥주 400cc 한잔에 10유로, 정말 인상적이고, 물가가 비싼 스웨덴이나 덴마크와는 또 다른 수준이다. 우리 부부 둘이서 정말 간단하게 먹었는데 가격은 100유로를 훌쩍 넘어간다. 두번 올 곳은 아닌 듯. 다른 곳의 물가도 마찬가지. 물가가 왜 이렇게 비쌀까 하고 다시 인터넷을 찾아보니 노르웨이의 일인당 GDP가 8만불이 넘는다. 이에 비해 스웨덴이나 덴마크는 5만불 수준. 조금 이해가 되기는 한다.
시내가 워낙 깨끗하게 잘 정리되고 아기자기하여 나머지 시간은 한가롭게 어슬렁 거리며 이것 저것을 구경하면 될듯. 주변의 섬에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작곡가 그리그(Edvard Grieg)가 살던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도 있고, 이곳에서 그리그의 작품을 실제로 연주하는 것을 관람할 수도 있다고 한다.
베르겐의 상징. 옛날 한자시대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는데 100% 목조. 지금은 대부분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가격이 비싸서 선뜻 무엇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상가의 뒷골목. 혹시나 하고 가지고 온 겨울 옷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중
중심가의 주거 지역
시내의 수산시장
또 다른 현대화된 수산시장
베르겐은 항구도시로 피요르드 유람선을 타려면 한 150km 정도 내륙으로 가야한다. 그만큼 피요르드가 내륙 쪽으로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것. 놀랍다. 도중에 있는 폭포. 무공해의 깨끗한 경관이 이어진다.
유람선 선착장 행 기차의 내부
유람선 선착장과 휴게소 그리고 베르겐에서 온 기차
피요르드 크루즈 선. 꽤 편안하고 깨끗하다. 피요르드 크루즈는 가장 짧은 것이 2시간 짜리, 긴 것은 5 ~ 6 시간, 또 며칠 걸리는 것도 있는데 한국 사람의 성향에는 2시간이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유람선에서. 내 똑딱이 카메라로는 그 장관을 담아낼 수 없다. 오길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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