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09:56ㆍ리더십
상사: 이번 제품 개발은 잘 되고 있나?
부하: 그제 잘......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이 너무 가혹해서요.
상사: 그게 무슨 이야기 인가?
부하: 연구소에서 CAE 예측을 했는데 제품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고객이 원하는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사: 구조를 바꾸면 원가는 어떻게 되는가?
부하: 한 15% 정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상사: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나?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수주했는데 지금 와서 가격 이야기를 다시 꺼내면 어떻게 하나?
부하: 연구소 K 차장은 처음부터 안된다고 했는데 위에서 밀어 부치는 바람에.....
상사: (화를 참으며)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부하: .........
상사: 원가가 어디서 15% 올라 가는가?
부하: 저는 자세한 계산은 아직 해보지 않았고, K 차장 말로는 한 15% 올라 간다고 합니다만은....
상사: 아니, 이렇게 잠재적으로 큰 문제가 될만한 사안을 그렇게 안이하게 대처하면 어떻게 하나? 좀 잘 따져 봐야지!
부하: .........
상사: 아이 참! 답답하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
이쯤 되면 혈압이 상당히 올라서 지난 주 코칭 시간에 배운 경청이니 열린 질문이니 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고, 부하의 장점을 보라는 코치의 이야기는 전혀 현실감 없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부하에게 장광설과 부질없는 잔소리를 늘어 놓고나서 어떤 상사는 “나는 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는가? 불과 몇 분 상관인데 그 친구 말할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을” 하는 자기 비하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코칭을 실제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코치와 함께 탐구한 이상적인 상황과 실제 사무실의 상황과의 괴리가 커서 마치 이제 막 장대 높이 뛰기를 배운 사람에게 4m 이상의 한국 기록을 수립하는데만 포커스를 맞추라고 요구하는 것 같이, 중간 단계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막연할 때가 있다는 것. 이럴 때 막연히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 보다는 몇가지 도구를 익혀둔다면 사무실에 돌아와서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좀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증거가 있다. 미국의 행동심리학자 B.F.Skinner 와 그 제자들이 고안해낸 Shaping 이라는 개념은 100% 상사와 부하와의 관계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다. Shaping 은 목표하는 행동을 정하고 대상자가 그 행동에 조금씩 접근할 때마다 보상을 하면서 목표 행동에 도달하는 방법이다.
위의 사무실의 사례는 상사도 부하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상사가 부하의 행동을 고치는데 Shaping을 응용한다면 어떤 행동이 가능할까?
1. 상사는 부하의 바람직한 행동의 목표를 세운다. 예를 들어 위의 경우같은 Program Manager로서의 부하의 바람직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아래와 같은 예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1) 현재의 행동 : 주어진 프로젝트 수행에 각 담당자의 행동을 형식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통상적인 정기보고 밖에 하지 않는다. 물어보아야 보고하고 사고가 날 때까지 이해관계자의 동향이나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게을리한다.
2) 목표행동
- 1단계 : Program 착수 전에 전체적 목표, 취지, 맥락, 상사의 기대 사항을 이해한다.
- 2단계 : 적극적으로 담당자간 조정과 상황변화에 대응한다.
- 3단계 : 상하좌우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도모한다.
- 4 단계 : Program 수행에서 교훈을 얻고 개인 역량을 향상시키려는 자세
2. 상사는 아래와 같은 단계별 행동 목표를 정한다(예)
1단계 행동목표 - Program 수행을 위해서 본인이 주의해야 할 점을 생각하고 상사에게 보고한다.
2단계 행동목표 - 담당자들과 좀더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한다
3단계 행동목표 - 별일이 없더라도 상사에게 중간보고하고 정책, 지침의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하다.
4단계 행동목표 - 자신이 주도적으로 회의소집, 장애요인 해결을 시도한다
5단계 행동목표 - 프로젝트가 끝나면 상사의 피드백을 구하고 자신의 배운 바를 정리하여 동료와 공유한다.
3. 상사는 우선 가장 낮은 단계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포커스를 맞춘다. 부하가 요구한 행동을 하면 즉시 보상한다. 보상은 여러가지로 할 수 있겠지만 즉각적인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가령 프로젝트 시작 전에 부하가 목표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하면 즉시 "그렇게 이야기 하니까 잘될것 같군.", "요즘 OO과장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 같은 긍정적인 코멘트면 충분할 수도 있다.
4. 여기서 상사가 주의할 점은 수동적이던 부하가 자기의견을 말했다는(상사의 눈높이에 맞지는 않아도) 개선행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인정을 해야 한다. 물론 부하가 아직 원하는 단계에 올라오지 않았으니 과거에 수행하던 지휘감독의 패턴을 바꿀 필요가 없다.
5. 몇번 이런 식의 긍정적인 코멘트로 부하의 행동을 강화하면 부하도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 새로운 행동이 버릇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후 같은 방법으로 다음 단계의 행동 목표에 도전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부하의 바람직한 행동을 단계적으로 추구한다면, 상사가 인내심을 잃지 않고, 이따금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는다면, 또 그 목적이 상사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진정한 부하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상당한 성공 가능성이 있다.
과거 필자의 현역시절에 위와 같은 자세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상호 노력을 통해서 부하가 기본적인 행동의 변화를 이루어내면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알아서 다음 목표에 도전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부하들은 위의 1, 2 단계에 성공적으로 도달하여 행동을 변화를 이룬 기쁨을 자각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들이 알아서 개선 목표를 세울 것이다.
한 고객의 말에 의하면 부하가 자신의 행동을 바꾸고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한 6개월에서 2 ~ 3년 정도 걸렸다고한다. 6개월에서 2 ~ 3년???? 직장에서 이 정도의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고 대부분의 상사는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형성한 좋은 버릇이 부하의 미래에 중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그 막중한 책임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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