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스타일 - 시각형, 청각형. 감각형

나는 현역시절에 부하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때 설명을 듣는 것보다는 서류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 이해하는것을 선호했다. 어떤 부하들은 나의 이런 취향도 모르고 내가 문서를 보고 있는 동안 미주알 고주알 조목조목 설명을 해서 나를 헷갈리게 만들곤 했다. 그러다 보면 짜증이 나면서 이 사람과는 왜 이렇게 일하기가 어렵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우연히 한 사외교육에 가서 사람들의 인지스타일에 대해서 배우고, 부하들에게도 설명을 해주어서 소통의 방법을 개선한 적이 있었다.

당신이 상사와의 보고 시간에 서류이 내용에 대해서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상사가 설명에 한참 앞서서 다음 장을 넘기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적이 있는가?  아니면 서류에 모든 것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그래도 말로 중언부언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왕왕 생기는가? 그렇다면 두사람은 서로 다른 방법의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나의 상사는 이런 나의 시각위주의 취향과는 달리 보고를 하러 그의 방에 들어가면 내가 잘 준비한 서류를 보는 것보다는 배경,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서류의 내용을 내가 말로 설명해 주는 것을 선호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서류에 다 잘 표현이 되어 있는데 또 설명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 꼬이곤 하는 경험을 하곤 했다.  이런 상사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 상사에게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생각해 내는데는 한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타인의, 특히 상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업무성과를 내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은 외부정보의 90%을 눈을 통해서 입수하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NLP(Neuro-Linguistic Program)에서는 크게 시각형, 청각형, 감각형으로 구분한다.  이 세가지 스타일은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다.

시각형: 5 ~ 60%의 사람이 이 유형에 속한다.  말로하는 설명보다는 그래픽, 도안, 요점정리가 된 서류를 선호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한다.  말을 할 때도 '"비전, 그림을 그려보다, 전체적인 상황" 같이 시각에 관련된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 설명이나, 회의가 길어지면 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따금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청각형: 2 ~ 30%의 사람이 이 유형에 속한다.  그래픽이나 잘 정리가 된 서류보다는 스토리나 말로 하는 설명을선호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거나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고 말을 할 때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말귀가 어둡다" 같은 청각에 관련한 단어와 속담, 고사성어를 많이 사용한다.  보고를 할 때도 이따금 상대방 생각을 물어보거나 피드백을 요구하면 효과적이다.

감각형/체각형 : 약 10% 정도의 사람이 이 유형에 속한다.  무엇이든 현장에서 직접 해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회의할 때 자발적으로 앞에 나가서 화이트보드에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감각형일 가능성이 높다.  대화할 때 '느낌이 이상하다, 감이 잡히는가?' 같은 언어를 즐겨서 사용한다.  이런 상사에게 보고할 때는 실물, 모형, 사진 같은 것을 함께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지스타일이 있지만 상사, 회사, 주변의 요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것을 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하지만 상사와 부하의 관계에서 상사의 취향은 쉽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인지방법은 같은 사람이라도 상대방에 따라서 다르게 구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화하지 말고 특정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어떤 인지스타일이 작용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는 인지방법을 진단하는 간단한 도구인데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서 다른 인지 방식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항상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상사나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참고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부하들과의 대화시에 주로 사용하는 자신의 인지스타일을 이해해서 부하나 동료에게 미리 알려주면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은 적당한 훈련으로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