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 Thinking, Fast and Slow, Daniel Kahneman

2013. 10. 14. 15:45도서


'스티브는 온순하지만 정돈된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무엇이든지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고 디테일에 강하다. 그리고 그는 주변사나 세상 돌아가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여기서 설명한 스티브는 도서관 사서일 가능성이 많을꺄? 농부일 가능성이 많을까?


대부분의 사람들 머릿 속에 첫번째로 떠오르는 생각은 스티브는 도서관 사서일 것라는 생각일 것이다.  위에서 묘사한 내용이 우리의 머리 속에 이미 저장된 도서관 사서의 스테레오타입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 통계에 의하면 성인 남자 집단에서 농부의 숫자는 도서관 사서의 숫자의 20배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스티브는 도서관 사서의 특정을 보이기는 하지만 농부일 확율이 더 높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이스라엘의 다니엘 카너먼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 - Think, Fast and Slow'에서 사람들은 외부의 정보를 처리하는데 두개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시스템 1은 주로 직관과 잠재의식을 통해서 처리하고 시스템 2는 논리적인 사고에 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위의 스티브에 대한 설명에서 우리의 시스템 1 체계는 스티브가 도서관 사서일 것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하지만 시스템 2의 논리적인 접근 방법은 스티브가 농부일 확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게 한다.


그의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의 사고 체계에는 정해진 용량이 있기 때문에 두가지 시스템을 동시에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논리적인 사고체계인 시스템 2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면 피로를 느껴서 보다 손쉽고 경제적인 시스템 1이 우리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오랜 시간 숫자 계산을 한 피시험자에게 간식으로 몸에 좋은 샐러드와 우리의 미각을 훨씬 더 자극하는 초콜릿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콜릿을 선택한다.   논리적으로는 샐러드가 우리 몸에 더 좋겠지만 숫자 계산이라는 과업에 에너지를 소모한 우리의 뇌는 손쉬운 시스템 1을 작동하여 우리의 건강에 좋지않은 결정을 하게 하는 것이다.


카너먼은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업무의 우선 순위를 정함에 있어 논리적인 사고를 요하는 과제와 뇌 에너지의 소모가 작은 단순한 과제을 중간 중간에 끼워 넣는다면 실수를 방지하고 훨씬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그는 이책의 후반에는 시스템 1이 지배하여 생기는 판단과 결정의 오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시스템 1과 2의 결정 체계를 잘 이해하여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구성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서 오진을 방지하기 위해서 진료기록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면 의사들은 필요성이 모호한 추가 검사나 필요 이상의 함량의 고가의 약을 처방함으로 사회 전체의 비용을 증가시킨다.  또 실적이 매우 좋은 기업의 CEO는 유연하고, 창의적이고, 체계적이고 결단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다음 해에 회사의 실적이 악화되었다면 같은 CEO에 대해서 사람들은 우유부단하고, 비전이 결여되어있고, 권위적이라는 평가를 하기 마련이다.  


이 책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쉬운 책은 아니고, 후반부에 가면 비슷한 예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조금 헷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만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해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앞으로 심리학의 고전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훌륭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