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 16:36ㆍ리더십
1차 세계대전 2년째인 1915년 초 누가 보아도 전쟁은 지구전으로 돌입하는 양상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독일은 막대한 경제원조와 영국의 영향권 배제라는 매력적인 안을 오스만 터키에 제시하여 터키가 주축국에 가담하여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에게 선전포고를 하게 되었다. 터키의 참전으로 연합국 중 가장 취약한 러시아는 영국, 프랑스로부터의 보급로를 차단 당하게 되었고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참전의 유지가 꼭 필요했던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보급로를 모색하게 된다.
당시 해군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극동, 발틱해, 북극해 등 여러 경로를 검토하던 영국은 터키의 다아다넬스 (Dardanelles) 해협을 제압하여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급로가 가장 타당성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영국은 다수의 구형 전함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전함들은 독일과 대치하고 있는 북해에서는 무용지물이지만 해군력이 취약한 터키 전선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 처칠의 생각이었다. 또 하나 당시 영국군 정보부에서 보고한 터키 군이 거의 와해 일보 직전이라는 정보도 처칠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계획은 당시 해군 총사령관이었던 피셔제독 등 해군과 정계 일각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치게 되는데 처칠은 특유의 뚝심과 설득력으로 반대파를 누르고 다아다넬스 해협을 공격하게 된다.
전투 초기에는 주로 영불 해군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전력으로 터키 해군을 제압하였으나, 영국 해군은 전투 초반의 우세를 과감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터키 해군이 좁은 해협에 설치한 기뢰와 터키 군의 해안 포격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해전은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다. 해전에서의 신속한 승리가 어렵다고 본 처칠은 당시 이집트에 주둔 중이던 호주와 뉴질랜드를 주축으로 한 원정군을 편성하여 1915년 4월 15일에 해협 안쪽의 갈리폴리에 상륙 작전을 감행한다. 당시 갈리폴리를 수비하고 있던 터키군 지휘관은 나중에 현대 터키의 국부로 불리게 되는 케말 파샤 (Kemal Pasha) 였다. 케말 파샤는 연합군이 갈리폴리에 상륙할 것을 예상했으나 당시 지휘관이었던 독일의 폰 산더스장군은 영국군이 아시아 쪽의 베시카 만으로 상륙할 것으로 판단 갈리폴리에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해안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보급에서 열세를 보인 터키군이 고전하고 있었다. 4월 25일 터키군의 보급은 바닥나고 총검으로 육박전을 벌리는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때 지휘관이었던 케말 파샤는 휘하의 제 57연대에게 터키 역사에 남는 유명한 명령을 내린다. “I do not order you to attack. I order you to die. In the time which passes until we die, other troops and commander can come forward and take our places.” 명령을 따른 57연대는 전원이 사살되거나 부상 당하게 된다. 터키군은 이 전투를 기념하여 57연대를 재 창설하지 않고 역사에 남기게 된다. 악전고투 끝에 연합군은 상륙전투에서 승리를 하기는 했으나 너무나 큰 전투력을 상실하여 초기의 우세를 이용하지 못하고 전선은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후 케말 파샤의 지휘로 터키 군은 전투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고 연합군의 7개월간의 전투에서 전체 전력의 약 59%인 약 22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철수하게 된다.
터키군도 막대한 약 25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나, 이 전투는 당시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터키의 국민적인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중대한 계기가 된다. 전투에서 영웅이 된 케말 파샤는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전후 현대 터키를 건국하고 건국의 아버지가 된다. 영국에서는 이 전투를 반대하여 상사인 처칠과 끊임없는 반목을 일으켰던 해군사령관 피셔 제독은 전투 중에 사임하고 해군성 장관이던 처칠도 결국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처칠은 곧 육군에 재 입대하여 프랑스 최전선에서 보병 대대장으로 1차 대전을 마치게 된다.
대대장이면 우리로 말하면 한 중령정도의 계급? 중요 정책의 실패로 장관 자리에서 경질된 사람이 다시 입대하여 당시 최전선의 보병부대장을 자원했으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있다고 하니 정말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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