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의 연설
네빌 챔벌린의 유화정책으로 오스트리아와 체코슬로바키아를 합병하는데 성공한 나치독일은 1939년 9월 폴란드를 침공하게 된다. 그동안 독일은 능수능란하고 대담한 외교를 통하여 영토를 확장해 왔고,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네빌 챔벌레인은 1차세계 대전 전의 구 독일제국의 지역에 대한 나치 독일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유화 정책을 통하여 유럽 전역을 전쟁을 피하려는 노력을 했왔다. 하지만 독일제국의 영향권 밖에 있던 폴란드에 대한 전쟁으로 유럽을 제패하려는 독일의 의도는 명확해지고 영국과 프랑스는 즉시 독일에 대해서 선전포고를 하게된다.
하지만 군비를 소홀히 했던 연합국이 이렇다 할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독일은 지상에서는 수천대의 전차가 장애물을 궤멸시키고 하늘에서는 세계최초의 급강하 폭격기가 전방과 후방의 구별없이 폴란드를 초토화 시키는 전격전으로 전쟁 초기부터 그 승패는 너무나 명확하였다. 그 이전까지의 전쟁은 전방과 후방이 분리된 전쟁이라고 하면 폴란드 전은 세계 최초로 후방의 일반 시민들도 갑작스러운 공습으로 모든 것을 잃는 전쟁의 참화를 직접 체험하는 한편, 전 국가의 산업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총력적이 되었다.
결국은 한달여 만에 러시아가 폴란드를 분할 점령하여 폴란드는 다시 한번 유럽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 독일은 여세을 몰아서 다시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침공하고 영국은 노르웨이에 파병을 하나 역부족이고 급기야 독일은 5월 10일 네덜란드에 선전포고를 하여 유럽전역으로 전쟁이 확대된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챔벌린이 사퇴하고 그동안 나치독일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처칠이 10여년 만에 정계 전면에 나타나 거국내각의 수상으로 취임한다. 이 위기 상황에서 처칠은 국론을 통일하고 앞으로의 온 국민의 역량을 집중을 호소하는 의회 연설을 하게 되는데, 그중에 가장 유명한 연설 3개를 소개한다.
아래의 연설은 5월 13일 수상으로 취임한지 3일만에 의회에 한 서유럽 전선에서 독일이 파죽지세로 승리를 거듭하는 상황에서의 연설인데, 처칠은 당대의 가장 훌륭한 웅변가이자 문필가 중의 하나로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원문을 함께 싣는다.
“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홀란드와 노르웨이 등 여러 곳에서 전투 중에 있고 지중해에서도 대비해야 합니다. 하늘에는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지고 있고 임박한 영국 본국으로의 침략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중략)
나는 각료들에게 한 말을 의원 여러분께 다시 말씀드립니다. 나는 피, 투쟁, 눈물, 그리고 땀밖에는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시련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길고 긴 투쟁과 고통의 세월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나고 물으시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승리입니다. 우리는 어떤 희생과 공포를 무릅쓰고서 승리해야 합니다. 승리로 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우리는 기필코 승리를 쟁취해야 합니다. 승리 없이는 우리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We are in the preliminary stage of one of the greatest battles in history. That we are in action at many points ? in
You ask, what is our aim? I can answer in one word: Victory. Victory at all costs ? Victory in spite of all terror ? Victory, however long and hard the road may be, for without victory there is no survival.”
이같이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 잡는 연설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냉엄한 것, 준비가 없으면 패배하기 마련이다. 영국, 프랑스 주축의 연합군이 독일 기갑부대와 공군의 파상공세에 손 한번 제대로 못쓰고 궤멸되고 연합군 약 33만 명의 오늘날의 벨기에 해안의 던커크에서 독일군에 포위된다. 이때 독일군이 총공격을 했으면 대부분이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었을 텐데 히틀러가 상황 판단을 잘못하여(혹은 영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총공격을 미루고 있을 때 연합군이 가용한 모든 선박을 동원하여 철수에 성공한다.
이 소식은 연이은 패배로 실망에 빠져있던 영국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고 영국 언론들이 ‘던커크의 기적’ 이라고 들떠있을 때, 냉혹한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처칠은 ‘성공한 퇴각 만으로 전쟁에 이길 수는 없다” (Wars are not won by evacuation) 라는 명언을 남긴다.
아래는 6월 4일 던커크 철수 후 의회에서 한 연설의 마지막 부분이다.
“비록 유럽의 넓은 영토와 유수한 전통의 국가들의 게슈타포와 나치의 압제 하로 굴러 떨어졌만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 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바다와 대양에서 싸울 것 입니다. 우리는 더 큰 자신감과 공군력으로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고 영국을 지킬 것 입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교두보에서 싸울 것 입니다. 우리는 들판에서, 도시에서 그리고 언덕에서 싸울 것 입니다. 만에 하나 영국이 혹은 영국의 일부가 적들에게 점령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바다 건너의 영국 영토에서 대영제국의 함대로 전쟁을 계속하여 신세계가 강력한 힘으로 유럽을 구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Even though large tracts of
하지만 프랑스군은 독일군에 의해 궤멸되고 항복은 시간 문제, 이제 유럽에서 독일에 맞서 싸울 나라는 영국 밖에 남지 않았다. 미국은 아직 참전을 결정하지 않고 있고 독일은 막강한 공군력을 앞세워 영국에 대한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 누가 보아도 영국은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아래 연설은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하기 1주일 전에 의회에서 한 연설 ,처칠의 연설 중에 가장 유명한 것 이라고 한다.
“웨이강 장군(프랑스군 총사령관)이 프랑스 전쟁으로 일컬은 전쟁은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 영국침략 전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 전쟁에 기독교 문명의 존망이 달려 있습니다. 이 전쟁에 영국의 생활방식, 장구한 역사의 대영제국 체제의 존망이 달려 있습니다. 적은 총력을 기울여 우리를 공격할 것입니다. 히틀러는 우리를 파괴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히틀러를 막을 수 있다면 전 유럽이 자유를 찾아 인류가 밝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입니다. 우리가 패배한다면 미국을 포함한 우리가 아끼는 모든 것이 새로운 암흑시대의 깊은 심연으로 빠질 것 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내어, 최선을 다해 자신의 본분을 다 합시다. 그래서 앞으로 대영제국이 천 년을 더 지속된다면 후대의 사람들이 ‘그때가 영국민의 가장 찬란한 시기였다”고 일컬을 수 있게 합시다.
What General Weygand called the Battle of France is over. I expect that the Battle of Britain is about to begin. Upon this battle depends the survival of Christian civilization. Upon it depends our own British life, and the long continuity of our institutions and our Empire. The whole fury and might of the enemy must very soon be turned on us. Hitler knows that he will have to break us in this
이 연설후 독일 공군의 영국 침공을 위한 공습이 시작되고 온 국민은 그 후 5년동안 말할수 없는 고통과 공포를 맛 보게 된다. 처칠은 불굴의 의지로 45년 까지 수상으로 있으면서 영국을 승리로 이끈다. 승전을 눈앞에 둔 처칠은 45년 봄 총선거에서 뜻밖에 패배하여 물러나게 되는데, 전쟁의 승리를 확신한 영국국민들은 강력한 전쟁의 지도자가 아니고 국민들을 어루만져 줄 지도자를 원했고 처칠은 깨끗이 물러난다.
멋 있는 리더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