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통제
수십년 전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몰랐던 나는 직원들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간섭을 하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로 잔소리를 퍼부어대는 불량상사였다. 어느날 다른 일로 기분이 나빴던 나는 어떤 문제에 대한 부하의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미주알 고주알 깨알 같은 잔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하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서 "제 말씀 좀 끝까지 들어 보세요!"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몇분의 1초 동안 분노, 실망, 수치심과 같은 여러가지 감정이 내 마음 속에서 흘러갔다. 어찌된 일인지 평소와는 달리 화를 참고 그 부하의 말을 끝까지 들을 수 있었고 그 일이 나중에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는 지금 기억할 수 없지만 내가 그때 느낀 그 감정은 아직도 내 가슴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상하 간의 관계에서 서로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내가 만난 참을성 없고, 화를 잘 내는 상사도 하나 같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부하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아래는 미국의 저명한 작가인 조셉 그레니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강점을 통제하는 4가지 단계에 대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감정은 내 것임을 인식하라. 감정을 통제하는 첫번째 전제는 그 감정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당신이 소유하지 않은 감정은 당신이 통제할 수 없다. 것잡을 수 없는 분노 혹은 충동을 느꼈다면 즉시 내가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이 분노는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야" 혹은 "내가 느끼는 분노는 상대방과는 관계 없어" 라는 마음 속의 속삭임은 큰 도움을 준다. 감정은 항상 외부의 자극과 함께 포장되어 온다. 외부의 자극이라는 포장과 나의 감정이라는 내용물을 잘 구분하는 것이 감정을 통제하는 첫 걸음이다.
스토리에 이름을 부여한다. 다음은 이 외부의 자극이 당신 내면에서 어떤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지 유의한다. 감정은 외부의 자극과 함께 당신 마음 속에서 생성되는 스토리의 산물이다. 당신의 마음 속에 전개되는 스토리의 대표적인 것은 '피해자' - 자신은 항상 규정을 지키고, 약속을 지키면서 성실하게 일을 한다. 아니면 '악당들?' - 내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니면 '무기력 요괴' -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이 없어. 이런 인식들이 당신이 상황에 대한 당신 자신의 책임을 면제시켜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이름을 부여하면 이전보다는 더 객관적, 중립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기존 스토리에 도전하라. 스토리에 이름을 부여했다면 과연 당신의 '피해자', '악당', '무기력'의 스토리가 과연 100% 타당한지 자신에게 묻는다. '이 상황에서 내가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었나?' 같은 것은 더 깊은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내면의 질문이다. 나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나의 부하가 과연 '악당'인가?", "그가 '악당'이 아니라면 왜 그는 상사인 나를 똑바로 보면서 화를 내고 있는가?" 와 같은 내면의 질문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신의 원초적 스토리를 발견하라. 위와 같은 연습을 반복하면 당신은 당신에게 반복되는 스토리의 패턴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스토리들은 당신의 과거의 경험에서 야기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학창 시절 힘이 센 친구에게 놀림을 받았다던지, 부모가 다른 형제 자매보다 자신을 차별했다던가 하는 경험이 성인이 된 지금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유발하게 됨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이런 원초적인 스토리가 있음을 발견한다면 "옛날 어렸을 적 일이 성인이 된 내 감정을 지배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게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당신은 보다 더 자신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 Source : 4 Ways to Control Your Emotions in Tense Moment, Joseph Grenny, Havard Business Review, Dec 21,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