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블랙 스완

Algeruz 2015. 1. 9. 10:29

이 책의 저자 나심 탈렙(Nassim Nicholas Taleb)은 레바논 출생이다.  레바논은 한때 중동의 진주라고 불리던 살기 좋았던곳.  역사적으로 오늘날터키 남쪽의 지중해 동부 해안의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 레반트 지역의 중심지였고 수천년 동안 기독교, 유태교, 이슬람교, 그리스정교, 조로아스터교 신도들이 평화롭게 공존하였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문화와 무역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경제적인 풍요와 함께 다양성 대한 포용을 통하여 높은 문화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탈렙은 레바논의 그리스 정교도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을 레바논 인이라기 보다는 수천년간 현지에서 지속되어온 그리스, 비잔틴 문화의 유산을 바탕으로 한 남부유럽 문화에 기초를 둔 레반트 인이라고 인식하였다. 부유한 지식인 사회에서의 그의 행복한 유년 시절은 1970년 중반 요르단에서 추방된 팔레스타인 난민이 유입되면서 촉발된 레바논 내전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그는 미국으로 이주하여 주식과 파생상품 중개인이 된다. 미국에서 주식중개인, 나중에 학자로서 성공한 이후에도 그는 자신의 문화적인 뿌리에 대한 성찰과 탐구를 계속하여 이책에서도 레바논의 정치, 문화적인 배경과 70년대 이후의 내부 갈등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고, 이 기술은 레바논을 단지 아랍세계의 일부라고 인식해온 외부인들로 하여금 레바논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칼러플한 사회라는 것과 중동의 다른 나라와는 차별성을 가진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1987년 '블랙 먼데이'라고 나중에 알려진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 사태과 그에 따른 경기침체를 통하여 그는 지금까지 경제학자와 수학자들의 계산을 통한 시장 예측은 실제 시장 내부의 수많은 변수와 무작위성을 정확하게 분석하는데는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주식전문가의 수익율이 확율에 의한 투자수익보다 못함을 많은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그는 벨 커브, 정상분포, 표준편차 등의 통계학적인 도구는 시장의 수많은 변화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보통의 통계 분석에서 무시하는 극단치(Outliers)에 속하는 요소가 실제 시장에서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큰 변화와 재앙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변화와 재앙을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고 일컫었다.


이 책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1년 반 전인 2007년에 출간되어 금융위기 후에 큰 주목을 받았다.  투자전문가인 그는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때 자신의 원칙에 맞는 투자를 하여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블랙 스완에 대비하는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책을 보고 대비할 수 있다면 이미 블랙 스완은 아니지 않는가!  그는 블랙스완에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서 짤막하게 언급하며, 중간치 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것 보다는 초위험 상품과 초안전 상품에 나누어 투자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실제 이런 방법은 블랙 스완이 발생했을 때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블랙 스완에 대비하여 오랜 기간 낮은 수익율이나 손해을 감수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는 전통적인 시장예측 모델을 사용하여 경기를 예측하는 주류 경제학자들, 특히 대부분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을,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등 인간행동의 모순과 비합리성을 연구한 행동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책의 상당 부분을 다른 학자의 비판, 심지어는 인신공격, 조롱성의 기술에 할애하여 독자들의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점은 어떤 독자에게는 상당히 통쾌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후반부에는 비슷한 내용이 자주 반복되어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는 철학, 역사, 경제학, 수학, 논리학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책에서도 많은 학자들을 인용하거나 소개하여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앏은 지식을 부끄럽게 생각하게 한다.  


증간에 예브게니아 크라스노바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문학에서의 블랙 스완의 예를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예브게니아 크라스노바라는 베스트셀러 작가?  베트스셀러 작가면 이름은 들어보았을텐데 누굴까?  구글에 찾아보았더닌 탈렙이 만든 가공의 인물이라고 한다.  몇 페이지 후에 탈렙도 그녀가 가공의 인물이라고 밝혔는데, 별로 재미있지도 않고, 큰 공감을 일으키지도 않는 에피소드 때문에 독자를 속이는 이런 무리수를 두어도 좋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이 대목에 대해서 짜증을 냈다고 한다.


요즘은 주로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이 블랙 스완 이론으로 인하여 은행이나 투자회사에서 무책임한 경기예측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제의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