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다윗과 골리앗 - Malcom Gladwell

Algeruz 2014. 4. 14. 15:17


맬콤 글래드웰은 캐나다 시민이기는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영국의 수학자, 모계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면 아프리카에서 쟈마이카로 정착한 흑인 노예 출신으로 다양한 문화적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의 글을 읽거나 강연을 하는 것을 보면 날카로운 기지가 번뜩이는 천재형인 것 같은데 토론토에서 대확을 졸업한 후 좋은 직장을 잡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간신히 미국 인디애너 주의 무명 잡지에서 기자/기고가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상당간 빛을 보지 못하는데 그는 이 무명시절을 그가 작가로서 10,000 시간의 연습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고 하고 있다. 


티핑포인트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는 연이어 블링크, 아웃라이어의 대히트로 21세기 초 가장 유명한 사회과학 분야의 저자로 인정받게 된다.  그 이후에도 자신의 잡지사 기자 시절의 기고문을 모아서 출판한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What the Dog Saw'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아무래도 초기의 베스트셀러들 보다는 중량감이랄까, 날카로움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말주변이 좋고 재치있기로도 유명한데 이런 재주와 자신의 저서의 인기에 힘입어 한번의 강연에 수만불을 받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으로 바빠서 그랬는가, 아웃라이어 이후 상당 기간 책을 쓰지 않았는데(What the Dog Saw는 과거 자신의 집필을 모아서 출판한 것) 작년 가을에 드디어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흥미있는 재목으로 신간을 내게 되었다.


이 책은 다윗과 골리앗의 결투로 시작한다.  그는 이 에피소드에서 다윗이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디테일에 강하고 평범한 사실들을 연결시켜 어떤 패턴을 만들어 내는 천재성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부분부터는 재미는 있지만 메시지 전달이 확실하지 않다.  이 책의 주제는 'Underdog - 약자들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데 책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무엇이 약자들을 승리하게 만드는지 확 가슴에 와닿지는 메시지가 없다.  Underdog은 꼭 승리한다? - 그것은 일반화시키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고, Underdog은 승리할 수도 있다? - 그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이 책의 중반에 난독증 환자가 CEO나 저명인사로 성공한 예가 나오는데 글래드웰의 다른 글에 비해서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진다. 글쎄 난독증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는 이야기인지, 난독증 환자의 어떤 특성이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인지 글래드웰의 주장치고는 핵심이 없어보인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여러가지 흥미있는 사실이 소개되고, 여전히 읽기가 쉽도록 재미있게 쓰여진 것도 사실이다.


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에서는 Critical Mass의 강력한 힘, 블링크에서는 직관과 무의식의 힘, 아웃라이어에서는 성공의 패턴과 10,000시간 연습의 룰 등 책마다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앞의 세 저서에 비해서는 한 수준 낮은 것 같이 보인다.  이 책을 기다리고 있던 많은 비평가들은 말콤 글래드웰의 밑천이 다떨어졌고 이제는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평을 내놓았는데, 그의 나이 이제 겨우 51세.... 앞으로 어떤 변신을 할지 궁금하다.